[백유미의 열린 상담실]거식증,힘겨운 자기표현의 방식



지난 학기에 한 여대생이 수업에 몇 주 빠지더니 그 다음주에 얼굴이 창백해져 수업에 참여했다. 여학생과 면담하면서 `거식증`환자라는 것을 알게 됐다. 몸무게가 비만이 아닌데도 살이 찌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 지나치게 식사량을 줄이다가 한번씩 폭식을 했다.

여학생은 캠퍼스 커플이었던 남자친구로부터 일방적인 이별통보를 받은 이후 그 남자친구가 또다시 학과 여자 후배와 사귀는 모습을 보며 충격을 받았다. 그 후로 남자 친구에 대한 복수심과 예뻐져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거식증이 시작됐다.

최근의 한 여중생과의 상담에서는 극심한 사춘기를 겪으면서 부모와의 갈등으로 인해 음식 섭취를 거부하는 사례였다. 어머니가 주는 음식을 거부하다가 가끔씩 친구들을 만나면 2-3인분의 음식을 폭식하고 다시 구토를 유도하는 등 지속적으로 반복했다. 결국 위장 장애를 일으켜 입원치료를 받았고 그후로 상담치료를 병행하게 됐다. 두 학생에게 보이는 증상은 `신경성 식욕 부진증`또는 `거식증`이라고 부른다 체증증가에 대한 극도의 두려움을 보이는 섭식장애로 어느 나라를 가든 10대 및 몸무게 관리에 민감한 20대 여성에게 자주 발견된다. 사실 이 질환은 `식욕이 부진하다`, `음식을 거부한다`라는 점보다는 `마른 몸매에 과도하게 집착한다. 그렇기 때문에 음식을 스스로 거부한다`라는 점이 핵심이다. 다시 말해 실제 식욕이 부진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식욕을 참는다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이러한 거식증 환자는 소화기뿐만 아니라 영양실조에 따르는 면역력 약화로 건강에 돌이킬 수 없는 해를 끼치게 되는 매우 위험한 병이다. 더욱이 거식증에 걸리면 1차적으로 우울증이 생기고 대인관계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게 되어 자살시도로 목숨을 잃는 경우가 더 많다. 따라서 이런 환자는 생각보다 심각한 마음의 상처가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거식증 치료에서는 가족치료를 함께 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다. 딸들의 경우 부모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과 특히 어머니의 관심이 매우 중요하다.

사랑받기 위해서는 자신의 분노를 감추고, 오히려 자신에게 해를 주는 `거식증`같은 방법을 찾게 되는 것이다. 가족들은 거식증도 하나의 힘겨운 의사소통 방식이라는 점을 알고 내담자의 정서적 고통을 진심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매우 필요하다.

중부대 원격대학원 교육상담심리학과장

[출처=http://www.daejonilbo.com/news/newsitem.asp?pk_no=12194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