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70대 중반의 D씨가 자신의 미각에 문제가 생겨 우울하다며 상담을 요청해왔다. 상담 내용을 들어보니 40대 초반 아들이 어머니께서 끓여주시던 닭계장이 먹고 싶어 어머님 집에 달려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막상 끓여 나온 국물이 너무 짜서 먹기가 힘들어 했다는 것이다. D씨는 겸연쩍은 표정을 지으며 "네 아버지도 음식 간이 안 맞는다고 얼마전부터 그러던데….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구나"하며 속상해 하셨다. 그 일이 있은 뒤로 미각을 상실하게 됐다는 생각에 D씨는 매사에 예민해지고 음식 만드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다.

나이가 들면 미각을 상실하는 경우가 가장 많지만, 대체로 오감이 상실되게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시카고대학교 연구진은 국가사회생활보건노화프로젝트(NSHAP)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57-85세 성인 자료를 조사한 결과 대상자 94%가 한 가지 이상의 감각 상실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상자 중 74%는 미각 장애를 경험하고 있어 미각이 가장 많이 상실된 감각이었고 동시에 후각도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밝혀졌다. 짠맛, 쓴맛, 신맛, 단맛, 감칠맛을 느끼는 미각은 우리에게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하고, 먹을 수 없는 물질이나 독성분은 피하도록 돕는 매우 중요한 감각이지만 어르신들은 짠맛에 둔감해져 음식을 골고루 드시지 못하고, 상한 음식인줄 모르고 먹어 탈이 나기도 한다.

또 한 사례는 30대 후반의 A씨로 몸이 항상 약해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후각을 잃게 되었다. 병원에서 치료도 계속 받고 있지만 큰 차도가 없어 불안감과 우울증으로 힘든 생활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30-40대에서도 미각이나 후각에 문제가 발생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럼 이런 상황에서 내담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일상생활이나 직장생활에서 과로를 피하는 것이 좋다. 뇌가 맛의 미묘한 차이를 인식할 정도의 체력이 유지될 때 적당한 식욕도 유지하고, 삶의 의욕도 생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것도 중요한데, 감정이 격해지면 식욕을 잃기 쉽고 식사를 잘 챙겨 먹지 않으면 스트레스 대처 능력도 낮아진다. 심한 경우는 불안, 우울 등의 증상이 동반하게 되므로 평소 좋아하는 음식을 찾아 먹는 것이 중요하다. 마음의 병은 몸의 병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미각을 건강하게 유지하자!

중부대 원격대학원 교육상담심리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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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daejonilbo.com/news/newsitem.asp?pk_no=1228648 ]